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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me

롤토 복수의 화신 - 칼리스타(결투가,광신도)

by 쉰김치 2020. 12. 3.

 

 

생전에 칼리스타는 이젠 사라져 잊혀진 옛 제국의 위대한 장군이자 왕의 조카였다. 엄격하게 명예를 지키며 살았고, 왕위에 절대적 충성을 맹세했다. 많은 적이 왕의 목숨을 노리고 암살자를 보냈지만, 한시도 경계를 늦추지 않던 칼리스타 덕분에 왕은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다.

그러던 중, 칼리스타는 왕을 향해 날아오는 암살자의 독 묻은 칼날을 막아내다 왕이 사랑해 마지않는 왕비의 팔에 상처를 냈다. 위대한 사제들과 의사들이 찾아와 왕비를 치료하려고 했지만, 누구도 왕비의 몸에 든 독을 빼낼 수 없었다. 비탄에 잠긴 왕은 칼리스타를 보내 치료제를 찾도록 했다. 칼리스타는 떠나며 강철 기사단의 헤카림에게 왕의 호위를 맡겼다.

칼리스타는 긴 여정 동안 박식한 학자들과 은둔자들, 비술사들을 만났지만, 왕비를 구할 방법을 알아낼 수 없었다. 그러다 마침내 새하얗게 반짝이는 안개로 둘러싸인 채 외부로부터 격리된 섬에 관해 알게 되었다. 소문에 의하면 그곳 사람들은 영생의 비밀을 알고 있다고 했다. 칼리스타는 마지막 희망을 품고 전설로 전해지는 축복의 빛 군도로 배를 몰았다.

도성 헬리아를 지키는 수호자들은 칼리스타가 품은 순수한 의도를 알아채고, 안개를 걷어내 칼리스타가 섬에 상륙할 수 있게 해 주었다. 칼리스타는 왕비를 치유해달라고 간청했고, 결국 도시의 지도자들은 심사숙고 끝에 칼리스타를 돕기로 했다. 하지만 서둘러야 했다. 전설로 전해지는 생명의 정수라고 해도 숨이 붙어 있어야 왕비를 살릴 수 있었다. 지도자들은 칼리스타에게 헬리아로 자유롭게 들어올 수 있도록 부적도 건네주었다. 그러면서 그 비밀을 아무에게도 누설하지 말라는 경고도 덧붙였다.

하지만 칼리스타가 조국에 돌아갔을 때, 왕비는 이미 죽어 있었다.

미쳐버린 왕은 부패해가는 왕비의 시신과 함께 자신의 성채에 틀어박혀 있었다. 칼리스타가 돌아왔다는 소식을 들은 왕은 그녀에게 무엇을 알아냈는지 캐물었다. 한 번도 왕을 실망시킨 적이 없었던 칼리스타는 마음이 무거웠다. 그리고 치료제를 찾았지만, 이제 소용이 없다고 왕에게 고했다. 칼리스타의 말을 불신한 왕은 그녀를 반역자로 몰아세웠다.

헤카림은 칼리스타를 설득해 축복의 빛 군도로 안내하도록 했다. 그는 왕이 헬리아의 지도자들에게 직접 이야기를 들으면 왕비의 죽음을 받아들이고 평온을 찾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망설이던 칼리스타는 결국 헤카림의 제안을 수락했다.

왕은 제국에서 가장 빠른 배들로 함대를 꾸려 항해에 나섰다. 그리고 눈부신 헬리아의 전경이 눈에 들어오자 기쁨의 환호를 질렀다. 하지만 근엄한 도시의 지도자들이 그들을 가로막았다. 그리고 한 번 죽은 자는 다시 살아날 수 없으며, 죽음을 거스르는 것은 자연의 섭리를 어지럽히는 일이라고 말했다.

분노한 왕은 칼리스타에게 자기 뜻을 거역하는 자들을 모두 죽이라고 명령했지만, 그녀는 왕의 명을 따르지 않고 헤카림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하지만 헤카림은 갑옷을 두른 칼리스타의 등에 창을 꽂았다.

강철 기사단원들도 헤카림을 따라 쓰러지는 칼리스타의 몸을 창으로 공격했다. 뒤이어 무자비한 난투극이 벌어졌다. 칼리스타의 부하들은 헤카림과 강철 기사단에 맞서 필사적으로 싸웠지만, 수적 열세를 극복할 순 없었다. 부하들이 쓰러지는 광경을 바라보며 죽어 가던 칼리스타는 마지막 숨을 내쉬며 복수를 맹세했다...

다시 눈을 떴을 때, 칼리스타의 두 눈에는 기이하고 어두운 마법의 기운이 가득했다.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 수는 없었지만, 칼리스타의 눈 앞에 펼쳐진 헬리아는 예전 아름다움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뒤틀린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림자와 어둠에 휩싸인 축복의 빛 군도는 살지도 죽지도 못한 상태로 영원히 갇힌 채 울부짖는 영혼들로 득실거렸다.

칼리스타는 자신을 배신한 헤카림의 만행을 잊지 않으려고 애썼다. 하지만 수백 년의 시간이 흐르면서 그 기억도 자연스레 희미해졌고, 결국 복수를 향한 타는 목마름만이 산산이 찢긴 그녀의 마음속에 남게 되었다. 칼리스타는 유령이자 으스스한 옛 설화의 주인공이 되었고, 배신당한 자들은 그녀의 이름을 떠올렸다.

칼리스타는 비참하게 배신당한 자들의 영혼을 받아들인다. 그리고 복수의 창을 휘둘러 배신자들에게 죽음을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