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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me

롤토 방탄한 탐험가 - 이즈리얼(나무정령,현혹술사)

by 쉰김치 2020. 11. 27.

 

필트오버의 부유한 동네에서 나고 자란 이즈리얼은 항상 호기심이 많은 아이였다. 저명한 고고학자인 그의 부모님이 오랫동안 집을 비우는 것에 익숙해진 그는 종종 부모님과 함께 여행하는 상상을 하고는 했다. 흥미진진한 모험담을 듣는 것을 좋아했고, 모든 지도의 빈 공간을 채우겠다는 부모님의 소망을 함께 바랐다.
이즈리얼은 자신의 삼촌인 존경받는 리메르 교수에게 자주 맡겨졌다. 성급하고 제멋대로인 아이를 돌보는 걸 달가워하지 않았던 리메르 교수는 이즈리얼에게 아주 엄격한 가정 교사들을 붙여 상급 지도 제작법과 마법공학 역학, 룬테라의 고대사 같은 과목을 가르치게 했다. 하지만 지식을 흡수하는 데 소질이 있었던 이즈리얼은 공부를 시간 낭비로 여겼다. 공부를 거의 또는 전혀 하지 않고도 시험을 쉽게 통과해서 삼촌의 화를 돋우고 자주 대학교 안을 배회하곤 했다. 이즈리얼은 교정 관리인을 피해 도서관 옥상을 드나들듯 강당 아래에 있는 굴속을 돌아다니는 것을 즐겼다. 심지어 자물쇠 따기를 연습해 교무실에 몰래 들어가 재미로 교사들의 물건 위치를 바꾸어 놓기도 했다.
이즈리얼의 부모님이 필트오버에 돌아올 때마다, 특히 그의 아버지는 아들에게 자신들의 모험담과 앞으로의 탐험 계획을 말해 주고는 했다. 그중 다른 곳으로 순식간에 이동할 수 있었다는 슈리마의 폭군, 네죽의 사라진 무덤을 찾는 것보다 야심적이고 비밀스러운 모험은 없었다. 이즈리얼의 아버지는 네죽이 부린 마법을 배울 수만 있다면 어디를 여행하든 매일 저녁 필트오버에 들러 저녁을 함께할 수 있을 거라고 농담처럼 말했다.
이즈리얼이 자랄수록 그의 부모님이 집에 돌아오는 간격이 점점 더 뜸해졌고, 결국 어느 해부터 부모님은 돌아오지 않았다. 리메르 교수는 눈물을 머금으며 분명히 사막 어딘가에서 죽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즈리얼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부모님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준비에 철저했다. 분명히 어딘가에 살아 계시는 것이 분명했다...
내키지 않는 공부를 포기한 초보 탐험가 이즈리얼은 홀로 나아가기로 했다. 부모님을 찾으려면 네죽의 마지막 안식처부터 찾아야 했다. 이즈리얼은 몇 주 동안 대학에서 천체 지도, 룬 문자 번역본, 슈리마의 매장지가 표시된 안내서, 보안경 등 필요한 물건을 몰래 모았고, 삼촌에게 편지로 작별 인사를 남긴 채 나시라미로 향하는 보급선에 슬쩍 올라탔다.
이즈리얼은 어머니의 꼼꼼한 현장 기록을 따라가며 남쪽으로 향하는 상단 마차와 함께 대사막을 건넜다. 흐르는 모래 아래에 있는 동굴 같은 유적들을 수 개월간 탐사하며 미지의 것을 발견한 기쁨을 만끽하거나 숨겨진 방을 지키고 있는 형언할 수 없는 공포를 마주하기도 했다. 이즈리얼은 발을 내디딜 때마다 부모님이 지나간 길을 따라가고 있다고 상상하며 부모님의 실종 수수께끼를 해결하는 데 그 어느 때보다 가까워져 갔다.
결국 그는 부모님이 해내지 못한 것까지 성공했다. 비교적 최근 지어진 어떤 이름 없는 황제의 묘에서 네죽의 무덤을 발견한 것이다.
거대한 석관 안에는 중앙에 수정처럼 밝은 원석이 박혀 있는 빛나는 청동 장갑 한 짝이 덩그러니 남겨져 있었다. 이즈리얼이 그 위에 손을 올리자 수천 년 전에 교묘하게 만들어진 함정과 묘실이 그를 덮치려는 듯했다. 이즈리얼은 망설이지 않고 장갑을 낀 후 밖을 향해 달려나갔다. 마지막 백 미터 정도를 남겨 두고는 묘 전체가 모래와 돌무더기 속에 파묻히기 전에 숨겨진 입구까지 순간 이동했다.
이즈리얼은 숨을 거칠게 내쉬며 심장박동과 함께 울리는 장갑을 내려다보았다. 장갑이 자신의 정기를 흡수해 증폭시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깨달았다. 이 장갑은 고대의 무시무시한 무기였다. 슈리마의 신성전사에게 걸맞은 무기이자 탐험가를 위한 완벽한 도구이기도 했다.
필트오버로 돌아간 이즈리얼은 곧바로 모험을 찾아다녔다. 사라진 도시부터 신비로운 사원까지, 보물을 찾아내는 그의 감각 덕분에 대학교수 대부분이 지도로밖에 접하지 못한 장소를 발견할 수 있었고, 그는 모험가로서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물론 이즈리얼의 기준에서 그의 모험담은 자신의 진정한 위업을 거의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지만... 한 가지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모험가로 이름을 떨치면 분명 부모님이 돌아와 자신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었다.
녹서스와 데마시아 사이의 개척되지 않은 국경 지대부터 자운의 더러운 거리, 프렐요드의 얼어붙은 광야까지. 이즈리얼은 오래전에 사라진 유물을 발견하고 역사의 수수께끼를 해결하며 명예와 영광을 좇고 있다. 이즈리얼의 세세한 일화에 반박하거나 그 방법에 의문을 제기하는 자들이 있더라도 그는 신경 쓰지 않는다.
다들 질투가 나서 저러는 게 뻔하니까 말이다.